남양주시의 한가운데 우뚝 솟아 있는 천마산(天摩山, 812m)은 북서쪽의 철마산과 더불어 웅장한 광주산맥의 한 줄기를 형성하고 있는 명산이다. 그 이름부터 범상치 않은데, '하늘을 만질 수 있는 산'이라는 뜻의 천마산이라는 이름은 고려 말 이성계와 얽힌 흥미로운 일화에서 유래했다. 당시 이곳으로 사냥을 나섰던 이성계가 천마산의 솟구친 봉우리를 보고 "가는 곳마다 푸른 산은 많지만, 저건 꼭 푸른 하늘에 홀(笏)을 꽂아 놓은 것 같도다. 손이 석 자만 더 길었으면 하늘을 만질 수 있겠다(手長三尺可摩天)."라고 감탄하며 붙여진 이름이라고 전해진다.
이름처럼 천마산은 봉우리가 높고 산세가 험준하여 예로부터 범상치 않은 기운을 품고 있었다. 조선 시대에는 전설적인 의적 임꺽정이 이곳에 본거지를 두고 활동했다고 전해지며, 이와 관련된 **'꺽정바위'**라는 이름의 장소도 남아 있어 탐방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산 정상 북쪽 인근에는 높은 절벽 바위가 있는데, 이곳에서는 샘물이 풍부하게 솟아나 **'약물바위'**라 불리며, 이 샘은 **돌핀샘(약물바위샘)**이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등산객들에게 시원한 목마름을 해소해 주는 역할을 한다.
천마산은 수려한 경관뿐만 아니라 다양하고 풍부한 식물상을 자랑한다. 이러한 자연적 가치를 인정받아 1983년 군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남양주군이 1995년 남양주시로 승격된 이후에도 약 30년 가까이 '군립공원'이라는 명칭을 유지해 왔다. 그러다 마침내 2023년 8월 8일, 시대 변화와 위상에 맞춰 시립공원으로 공식 변경되었다. 또한, 2002년에는 산림청이 선정한 대한민국 100대 명산에도 이름을 올리며 그 가치를 다시 한번 인정받았다. 천마산은 빼어난 자연경관과 역사적 이야기, 그리고 등산의 즐거움까지 모두 갖춘 남양주의 자랑스러운 명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