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구 도심 주택가에 자리한 용화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마곡사의 말사로서, 오랜 역사와 함께 현대 도시의 삶 속에 뿌리내린 사찰이다. 현재의 위치는 아니지만, 이 사찰의 유구한 역사는 신라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용화사는 본래 충청남도 논산군(현 계룡시) 두마면 용동리에 창건된 고찰이다. 신라 제27대 선덕여왕 재위 기간에 영포화상에 의해 처음 세워졌다고 전해지며, 당시에는 관음사라 불렸다. 이후 조선 태조 2년인 1393년, 무학대사가 중창하여 사세를 확장했으나, 안타깝게도 임진왜란이라는 비극적인 역사 속에서 모든 전각이 소실되는 아픔을 겪었다.
폐허가 된 관음사는 조선 말기에 홍응은 비구니스님에 의해 옛 터에 다시 지어지며 금륜사로 이름을 바꾸었다. 그리고 1946년, 김경봉 스님이 다시 절 이름을 용화사로 개칭하면서 현재의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1978년에는 법당이 붕괴되는 일이 있었으나, 곧바로 다시 중건되며 그 명맥을 이어갔다. 당시 용화사는 계룡산의 5대 사찰 중 하나로 불릴 만큼 규모가 큰 사찰이었다. 그러나 1984년, 육군본부를 비롯한 군 시설이 계룡대로 이전해 옴에 따라 불가피하게 현재의 대전 서구 도안동 위치로 이전하게 되었다.
현재 용화사의 전각은 법당 건물인 대웅전과 그 오른편에 위치한 요사채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사이에는 단정한 탑이 서 있어 고즈넉한 분위기를 더한다. 대웅전은 시멘트로 지어졌지만, 아름다운 기와를 올려 전통적인 멋을 살렸다. 대웅전의 양 옆면과 뒷 벽면에는 부처의 생애를 간략하게 표현한 팔상도가 그려져 있어 불교 미술의 아름다움을 엿볼 수 있다. 대웅전 내부에는 중앙에 석가모니불이 주불로 모셔져 있고, 그 좌우로는 대세지보살과 관세음보살이 자리하고 있다. 또한, 대웅전에는 후불탱화를 비롯하여 총 5점의 탱화가 봉안되어 있어 불자들의 신심을 북돋아 준다.
용화사는 접근성 또한 뛰어나다. 국도 4호선 계백로와 벌곡로 등을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으며, 고속도로 이용 시에는 대전남부순환고속도로 서대전 IC가 가까워 편리하다. 사찰 주변에는 시민들의 휴식 공간인 가수원근린공원과 가수원도서관 등이 있어, 용화사를 방문하는 김에 주변 시설을 함께 이용하기에도 좋다. 용화사는 변화하는 도시 속에서도 변치 않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며, 지역 주민들의 정신적 안식처 역할을 하고 있는 도심 속 귀한 사찰이다.